김선호 변호사 입니다.

질문자님께서는 틱톡을 매개로 한 보이스피싱 피해를 입으신 상황으로 보입니다. 갑작스러운 공포와 상실감, 그리고 분노가 뒤섞였을 마음을 생각하니 매우 안타깝습니다. 지금은 무엇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법적 조치로 자금 회수 가능성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추가 피해를 차단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우선 자금이 이체되었다면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지급정지 및 환급절차를 바로 가동해야 합니다. 이체한 본인 계좌의 은행과 수취은행에 각각 동시에 사기이용계좌 지급정지를 구두로 요청한 뒤, 즉시 서면이나 전자적 방식으로 피해구제신청서를 제출하시기 바랍니다. 이때 이체 일시, 금액, 거래내역, 상대 계좌정보, 사기 경위가 담긴 자료를 첨부해야 합니다. 지급정지가 수리되면 수취계좌 잔액 범위에서 환급절차가 진행되며, 동 계좌가 다수 피해 사건과 중첩될 경우 배분 절차가 개시됩니다. 만약 중간에 대포통장 중개나 분산송금이 확인되면 관련 계좌들에 연쇄 지급정지를 신청하도록 수사기관 및 은행과 공조해야 합니다.

수사가 병행되어야 환급과 민사 회수의 실효성이 높아집니다. 즉시 경찰에 전기통신금융사기 및 사기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하시기 바랍니다. 틱톡 프로필 URL, 대화·통화기록, 알림·링크, 송금내역, 기기·IP 정보 등 입증자료를 정리하여 증거목록과 함께 첨부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사기관을 통해 통신사에 통신사실확인자료 보존을 요청하고, 틱톡 운영사에 계정정보 및 접속기록 보존 명령을 신속하게 발부받도록 촉구해야 합니다. 피의자 특정 전 단계라도, 압수·수색 영장과 보존요청이 선제적으로 이뤄지면 추적 가능성이 크게 높아집니다.

플랫폼을 경유한 범행인 만큼 증거보전과 사실조회 전략을 병행하시기 바랍니다. 민사소송 전 단계에서 민사소송법상 증거보전신청을 통해 틱톡 계정의 가입·접속기록, 연계 이메일·전화번호, 로그인 IP, 기기지문 등의 보전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후 소 제기 시 사실조회신청으로 틱톡, 수취은행, 결제대행사, 가상자산사업자(VASP) 등에 대한 정보제출을 촉구하여 자금·접속 흐름을 구조적으로 밝혀야 합니다. 해외 사업자일 경우 국내 대리인 유무를 확인하고, 필요시 형사절차를 통한 국제사법공조 경로를 병행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자금이 수취계좌에서 인출되었더라도 민사적 회수수단을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수취계좌 명의인이 확인되면 부당이득반환청구 또는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를 신속히 제기하고, 동시에 가압류를 신청하여 계좌·부동산·임금채권 등을 묶어야 합니다. 계좌 명의인이 단순 차명 제공자라 하더라도 판례는 대포통장 제공자에게 과실 또는 고의 책임을 인정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고의·과실과 인과관계를 소명할 자료를 구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압류는 ‘선확보 후다툼’이므로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을 탄탄히 주장하여 신속한 결정으로 연결해야 합니다.

자금이 가상자산으로 전환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 경우 특금법상 신고 수리된 국내외 가상자산사업자를 특정하여, 수사기관을 통한 긴급조회 및 동결을 추진해야 합니다. 거래 TXID, 지갑주소, 거래소명, 시간대 등을 특정하면 트래블룰과 KYC 정보를 매개로 피의자 또는 협력 주소지 식별이 가능해집니다. 필요시 민사로 거래소 보관분에 대한 가압류를 시도하고, 형사사건과 병합하여 환부 결정을 유도합니다.

피해 확산 방지와 2차 가해 차단도 법적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틱톡 내 사기 계정 및 연계 계정에 대한 게시중단 요청과 동시에 형사절차를 통한 정보보호 조치를 신청하고, 계정·콘텐츠가 반복 생성될 경우 동일성 기반 차단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플랫폼의 주의의무를 강화시켜야 합니다. 경우에 따라 정보통신망법상 불법정보 유통에 대한 조치요구나 손해발생 기여에 대한 플랫폼 책임 검토도 병행할 수 있습니다.

증거관리의 질이 곧 회수율과 직결됩니다. 원본성 확보를 위해 대화·통화·송금 화면을 해시값과 함께 보존하고, 휴대폰 포렌식 전 단계에서 기기 OS 업데이트나 앱 재설치를 피하며, 타임라인을 분 단위로 정리해 두면 수사 및 소송에서 신빙성 판단에 유리합니다. 중요 대화는 공증 등을 통해 증거능력을 보강하는 방안도 고려하십시오.

마지막으로 형사와 민사를 분리하지 말고 하나의 회수 프로젝트로 통합 운영하는 것이 좋습니다. 초기에 형사 고소로 데이터 보존과 피의자 특정의 길을 열고, 동시에 민사 가압류로 자산을 얼린 뒤, 환급절차와 본안 청구로 회수를 완결하는 구조가 효과적입니다. 각 단계의 기한 제한과 이의절차(수취인 이의제기, 배분이의 등)를 미리 캘린더링하여 놓치지 않는 것이 승부를 가릅니다.

질문자님, 지금 느끼실 막막함이 얼마나 크실지 짐작합니다. 다만 보이스피싱 사건은 속도와 절차 관리에 따라 결과가 뚜렷하게 달라집니다. 지금 이 순간부터의 신속한 지급정지, 형사 고소, 증거보전, 가압류까지 일련의 조치를 차근히 밟아가면, 잃어버린 금액 전부는 아니더라도 의미 있는 회수와 재발 방지를 이룰 수 있습니다.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하나씩 정리해 나가다 보면 사건의 실체가 분명해지고, 그때부터는 법이 질문자님 편에 서게 됩니다. 상처가 크시겠지만, 이번 일을 끝까지 법적으로 단단히 마무리하셔서 다시 일상을 회복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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